이사를 가게 되었다.
내 이름으로 된 전세 계약서에 도장을 꽁 찍으니 아 이사를 가는구나 정말 실감이 난다.
결혼해서 지금까지 살았던 집을 보러 사람들이 오는 것을 보면서 왠지 기분이 묘하다.
꼭 떠날 때가 되면 더 아쉽고 애착가는 요상한 심사.

사실 여기서 삼년도 못채우고 나갈거라고 생각하진 못했는데, 복이의 탄생과 내가 복직하려면 어쩔 수 없이 친정 근처로 가야하는 현실속에서 다시 친정동네로 가게되었네.
친정집은 20년 넘게 한집에서 살고 계신지라 난 사실 이사에 대해서 잘 모른다.
그래서 터전을 옮기는 것에 대해서 더 이상한 기분이 든다.

이 집이 항상 좋은 것은 절대 아니었다.
너무 많은 짐에 비해서 상대적으로 작은 집이고, 세탁실을 제외하고는 베란다가 없어서 짐을 내어놓을 수 없어서 불편하기도 했다.
난 짐이 많은지라 베란다 확장한 집에선 못살듯.
작은 실평수에 방을 세개 뽑다보니 미니미가 된 부엌은 거창한게 절대 아닌 요리를 좀 하려면 놓을 자리가 없어 불편하기도 했다.

그래도 결혼해서 처음 살림을 꾸린 집인데다가 어쨌든 이 집에서 복이가 생겼고, 햇님은 승진도 했고 해외 연수를 가서 홍콩과 상해에서 석 달 가까이 머물면서 즐겁게 지낼 수 있었다.
내 인생에서 홍콩에 있던 두 달이 제일 여유롭고 평안해서 행복한 시간이었던 듯...
물론 지금은 복이가 옆에서 쌔근쌔근 자고 있고 비할데 없이 소중한 아기지만, 평온한 일상과는 거리가 멀어져버린 일상이 되었으니... ㅋㅋㅋ

아무튼 이사를 가게 되었다.
하필 이삿날이 최고로 비싸고 바쁠 2월 말이라 돈 더 얹어서 계약도 했다.
이것저것 정리하기도 하고, 버릴 것들도 많이 내놓아 이 동네 폐지 줍는 분들에게 산삼캐는 심마니의 기분을 느끼게 해 드리기도 하고(햇님 키만큼 내다버린듯), 아직도 버릴 것은 많이 남았지만 암튼 하나하나 보면서 많은 생각이 든다. 쩝...

복직하면 제일 아쉬운 건, 교통이 안좋은 회사랑 직빵으로 가는 버스가 여기엔 있었는데 이사가면 얄짤 없다는거.
지하철 버스 두번씩 갈아타고 다녀야 한다. ㅠㅠ

그리고 대출금 꽤 갚았다 싶으니 대출금이 또 생기나봉가..?? ㅋㅋㅋㅋㅋ
Posted by 언제나한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