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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이에게

한량의상념 2014.06.16 23:55
복이는 요즘 하루라도 밖에 나가지 않으면 스트레스를 받아한다.
덕분에 외할머니는 하루 두세번씩 복이를 데리고 놀이터를 나가신다.
선거일 이후, 현충일부터 나름 휴일이 길었던지라 복이는 엄마랑 떨어지기를 싫어했다.
그리고 금요일 밤에 엄마가 오지않아 스트레스받았던 복이는
엄마랑 놀고 마트도 가고 뒹굴뒹굴하면서 더 정들었는지
오늘 아침에는 처음으로 엄마 품에서 떨어지지 않으려고 울었다.

누군가가 나만 생각하고 나를 온전히 다 마음을 다해 사랑해주는데,
나는 그에 형편없이 미치지 못하는 사랑을 주는 것 같아 미안하다.
지난 일년 이개월 남짓 태어나서 내내 우리는 함께 뒹굴거렸는데
이제와서 아기에게 엄마의 빈자리를 느끼며 적응하라는 것은
엄마의 이기심일 것이다.
잘 놀지만 막상 엄마를 보면 너무너무 좋아 어쩔 줄 모르는
복이를 보면 기쁘면서도 한편으로는 맘 한켠이 찌릿하다.

내가 두 살 때를 기억하지 못하듯이,
복이도 자라면서 이날의 소중한 기억들을 잃어버릴 것이다.
비오는 날, 아파트 복도를 뛰어다니며 외할머니랑 놀았던 기억을,
아무도 없는 놀이터에서 혼자 신이나서 여기저기 돌아다니다
어른들처럼 화단에 제법 걸터앉던 기억을,
사진찍는 외할머니더러 스마트폰을 내놓으라며
세상 다 끝난듯이 떼부리며 울었던 기억을.

그러나 어린 시절을 나중에 생각했을 때,
엄마의 부재로 쓸쓸했던 기억 대신 따뜻하고 포근하고
엄마랑 무언가 재미나게 놀았던 기억이 어렴풋이 남았으면 싶다.
그래서 볼 때마다 뽀뽀하고 껴안고 쓰다듬고 간지럽히며
나름 붙어있는 동안은 스킨쉽을 하며 항상 예쁘고 사랑한다고,
착하고 귀여운 아기라고 말한다.

사랑한다 우리 아가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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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언제나한량